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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자 19화

사남의 얼굴은 주융의 목덜미에 묻혀 말도, 동작도 하지 않은 채, 10여 초 동안 그를 꼭 끌어안았다. 


입수하는 순간 주융은 단지 한 가지 감각을 느꼈다—— 춥다. 

 

지하수는 차가웠고, 살을 에는 듯하여 그는 함껏 두 번 올라갔고, 근육과 뼈들 움직이며 투구의 조명을 비춰 멀지 않은 곳에서 장영걸의 창백하고 커다란 그림자가 엉켜 있는 것을 보았다. 옴싹달싹해도 좀비에게 뒤얽혀 벗어날 수가 없었다. 

 

주융은 장영걸을 맞을까 봐 좀비를 겨누고 총을 쐈지만, 수중 사격은 총알 각도를 기울여 좀비의 등만 맞혔다!

 

전혀 소용이 없었다!

 

격렬한 동작으로 산소 소비가 격화되었고, 장영걸은 산소를 끝내 참을 수가 없었다. 폐 속의 공기는 일련의 기포에서 밀려나 소리 없이 아래로 가라앉았다.

 

주융은 속으로 엄마를 욕하고 과감히 잠수했다. 거인관(巨人观)에서 물에 잠긴 좀비 한 마리가 그를 잡으러 돌아왔고, 다른 한 마리는 장영걸을 내리쫓았다. 

 

주융은 총을 겨누고 백핸드(反手)로 좀비들을 매우 많이 격퇴시켰고, 반작용으로 그의 등이 떠밀려 엘리베이터에 부딪혔다가 다시 튕겨 나왔다. 좀비는 거의 녹은 입을 크게 벌리고 다가왔고, 주융은 총구를 턱을 괴고 총알 한방에 머리를 부숴버렸다!

 

좀비는 검은 핏줄을 이끌고 재빨리 가라앉자, 주융은 산소가 이미 정점에 이르렀음을 느꼈다. 그러나 이때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장영걸이 사라진 방향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물에 빠진 수많은 상황 속에서, 우물에 뛰어드는 것은 가장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우물의 벽은 매끄러워 힘을 받지 못했고, 좁은 공간에서 떠오르는건 쉽지 않았고, 주융처럼 속도를 내 잠수를 하면 수압이 급격히 치솟아 산소 소비량이 순식간에 한계에 이를 수 있었다.

 

폐부에서 급격하게 경련을 일으켰고, 주융은 이를 악물고 마지막 산소를 참았다. 갑자기 몸 옆의 물살이 세차게 출렁거리며, 앞서 장영걸을 쫓던 좀비가 떠올랐다!

 

——젠장 내가 한다!

 

주융의 머릿속에는 이 마지막 생각만 남았고, 혈기가 왕성해지면서 주먹으로 일격을 가했다!

 

이것이 만약 육지에서 있었다면, 주융의 오른쪽 주먹의 충격력은 최고 400kg까지 치솟았고, 링에 오른다면 적어도 작은 챔피언이라도 쓰러뜨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산소 부족과 물살이 상당한 타격력을 억제했고, 좀비는 가슴을 맞고 얼굴 전체가 함몰되자, 다시 비틀거리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주융은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총을 들고 발악하며 방아쇠를 당겼다! 

 

마구잡이로 쏜 몇 발의 총탄은 물 속을 탁하게 만들었고, 좀비의 머리와 몸에는 무수한 솜털 모양의 조직이 터져 나와, 마침내 완전히 떠내려갔다. 

 

심지어 이때 주융은 자신의 팔다리의 존재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는 총을 거두고 기계적으로 아래로 내려갔고, 양손을 힘껏 더듬어, 마침내 바닥에서 움직이지 않는 발에 부딪혔다. 

 

하드 군화, 다리, 무장대(武装带) 전술팩......장영걸이다!

武装带 :  (권총·군도·무전기 따위를 휴대할 수 있는) 군관의 혁대

 

순간적으로 강심제(强心针)가 몸 속에 들어간 것 같았다. 주융은 마지막 힘을 다해 삼을 들어 올리고 다리를 뻗어 위로 올라갈려고 애썼다. 

强心针 : 주사약을 가리킴

 

——뒤이어 그의 발이 무거워졌다!

 

차갑고 뻣뻣한 두 손이 엘리베이터 우물 바닥에서 뻗어나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믈이 위로 흐르고, 머리끝부터 혐오감이 일어났고, 사지에 힘이 없는 좀비 한 마리가 유혼처럼 떠올라 카모 바지를 사이에 두고 주융의 종아리를 세게 물었다!

 

"..........!!"

 

주융은 미친듯이 발을 뻗으며 세차게 물결을 일으켰으나 극심한 산소 결핍으로 인한 현기증이 그의 눈앞을 검게 만들어 권총을 꺼낼 수도 없었다. 발버둥치는 중에 입을 열었고, 이 하찮은 동작은 하마터면 그의 목숨을 끝낼 뻔했다—— 

 

목구멍이 느슨해지면서 폐의 마지막 공기가 순식간에 갈려나와, 엄청난 양의 기포를 뿜어냈다. 

 

이게 바로....... 끝나는건가?

 

콸콸—— 

 

강한 빛이 위에서 떨어지고, 한 사람의 그림자가 신속하게 잠수하여, 순식간에 주융과 어깨를 스치며 지나갔다! 

 

주융은 정말 이미 강노지말(强弩之末)에 이르러, 흩어진 시선은 거의 아무것도 볼 수 없게 했다.

强弩之末 : 아무리 강한 힘도 마지막에는 결국 쇠퇴하고 만다는 의미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장면은 그 사람이 비수를 물고 곧장 좀비에게 달려드는 모습이었고, 조명은 그의 차갑고 준수한 얼굴을 비췄다.

 

——사남.

 

주융은 눈을 감고 결국 의식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

 

"맥박도 있고......."

 

"버텨 !....."

 

"움직였어! 그가 움직였어!"

 

주융은 눈을 번쩍 뜨고 앉으려고 발버둥치더니 사레가 들렸다. 

 

이 기침은 정말 천혼지암(天昏地暗), 일월무광(日月无光)에 거의 폐를 갈기갈기 찢겨 목구멍에서 짜낼 뻔했다. 한참 만에야 주융은 마침내 곤경에 빠진 기침을 멈추고, 숨을 쉬지 못한 채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영걸이는....."

天昏地暗 : 흙먼지가 휘몰아쳐 온 천지가 어두컴컴하다 

日月无光 : 매우 암흑하고 상황이 처참함을 이르는 말 

 

춘초는 놀라면서도 기뻐하며 말했다. "융이 형 괜찮아! ——어, 사소남?!"

 

주융이 고개를 들자 사남이 자신의 옆에 무릎을 꿇고 "괜찮습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순간 소리 없이 뒤로 넘어졌다. 

 

주융은 깜짝 놀라서 황급히 손을 뻗어 안았으나, 사남은 온몸이 흠뻑 젖고 얼굴색이 창백한 것을 보았고, 의식은 이미 잃어버렸다. 

 

"체력이 바닥났어요" 춘초의 얼굴엔 피로가 가득했다. "우리 둘은 손을 바꿔가며 두 사람에게 10여 분 동안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했어." 

 

주융은 담 모퉁이에 기대어 사남의 머리를 자신의 배에 베게 했고, 기진맥진하여 주위를 훑어보았다. 그들은 이미 서 B구역에 도착했고, 여기는 직원의 사무실인 것 같았다. 콘크리트 벽면엔 피가 튀어있었고, 바닥엔 온통 서류 종이가 흩어져 있었다. 합금문이 닫혔고, 복도 밖에선 좀비들의 음침하고 공허한 울부짖음이 은근히 들려왔다. 

 

장영걸은 꼼짝도 하지 않고 옆에 누워있었꼬, 얼핏 보면 죽은 것처럼 보였지만, 가슴은 규칙적으로 약간의 기복이 보였다. 

 

주융은 입을 열자 먼저 사레가 들려 기침을 두어 번했고, 사레가 들린 후 목이 심하게 아파서 겨우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엘리베이터의 우물 공간은 제한되어 있어서, 나와 사소남은 너희 둘이 싸울 수 없을까봐 걱정했고, 2,3분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기척이 없어 뛰어내려 찾을 수 밖에 없었어. 그러다 당신이 좀비에게 걸린 것을 발견했고, 사소남은 비수로 좀비의 머리를 짓밟았고, 난 전자 뇌관을 폭발시켜, 물에 의해 엘리베이터 우물을 빠져 나왔어......." 

 

"하지만 폭발할 때 충격이 너무 커서 당신과 영걸이 머리를 부딪혔어" 춘초가 걱정스러운 듯 장영걸을 바라봤다. "설마 멍청해지는건 아니겠지?"

 

주융은 무언가 생각났는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종아리를 내려다보았다. 

 

카모 바지는 이미 낡아서 너덜너덜해졌지만 전신식 방탄복 덕분에 피육(皮肉)은 다치지 않았다. 

 

"영걸은 좀비에게 안 물렸나......" 주융은 낮은 소리로 물었다. 

 

"아니, 그가 떠내려올 때 방독면을 쓰고 있었는데 분명 좀비에게 끌려 물에 빠진 순간에 머리와 얼굴을 감싸 안았을거야. 그러나 옷이 다 물리고 온몸에 철과상을 입어 잠시 검사할 수 없었어." 

 

주융은 몸을 돌려 장영걸의 맥박을 짚었고, 미약하지만 아직 평온한 모습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갑자기 그는 장영걸의 코 밑에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핏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손을 들어 자신의 코를 만져보니, 역시 수압에 의해 손에 가득 묻은 피가, 순간 바로 터져 나왔다. "어떻게 된 거야?! 방금 사남이——"

 

사남은 주융의 단단한 복근에 옆 얼굴을 베고, 몽롱하게 인사불성이 되어 있었다. 

 

"아빠, 오늘 운이 좋았어." 춘초는 기운도 힘도 없었다. "네가 너를 구할 때 사소남의 상태를 보지 못했어. 그는 이미 틀렸어, 정신도 맑지 않고. 체외 심장마사지를 할 때 난 그가 맨손으로 늑골을 부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의심했어. 쉬라고 했고, 손을 바꾸자고 했고, 귀에 대고 소리를 질러도 듣지 못했어......." 

 

주융은 넋을 잃고 들었다. 

 

"게다가" 춘초가 진지하게 말했다 "두 사람이 좀비와 그렇게 오랫동안 밀착했던 디스코도 그 맛에 감동했봐, 그나저나 사소남이 두 사람 때문에 정신이 나갔을지도 몰라........" 

 

주융은 마침내 철저하게 긴장을 풀고 담 모퉁이에 등을 대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사남은 알파 페르몬을 의식하지 못했지만 생리적으로 영향을 받아 혼수 상태에 빠진 것이 조금 힘들어 계속 불안하게 몸을 뒤척였다. 주융은 그를 안고 위로 자리를 옮겼고, 자신의 힘있는 팔에 몸을 기대게하고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달래려고 했다. 

 

한참 후에 사남은 마침내 약간 조용해졌고, 호흡은 점점 깊어졌으나, 미간은 여전히 자신도 모르게 구겨져 있었다. 

 

그의 얼굴은 아직 매우 젊었고, 혼혈이라 미목은 다른 사람보다 입체적인 편이었다. 피부색은 물에 잠긴 후 한기가 사람을 사로잡을 정도로 희었다. 

 

그러나 그의 미간에 너무 일찍 주름이 잡혀 있었고, 마치 항상 약간 찡그리며 걱정거리가 많은 것 같았다. 

 

주융은 그에게 물을 좀 먹이고 엄지 손가락으로 물기를 닦아냈고, 입가엔 살짝 붉은 자국을 남겼다. 

 

"내가 부주의했어. 엘리베이터 우물에서 교상(轿厢) 칸을 못 봤을 때 생각했어야 했는데." 주융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대피소 바이러스가 폭발해 전기가 끊어지는 순간 엘리베이터 교상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고, 그 안에 있던 사람은 죽지 않았지만 상처를 바이러스가 함유된 지하수에 담근 후 좀비로 변해 엘리베이터 우물 밑에서 맴돌고 있었는데....... 다행히 모두 무사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轿厢: 장치의 승강기

 

그는 잠시 멈칫하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겠어, 목숨을 버리겠지. "춘초가 기운없이 웃기 시작했다. "바보같이 굴지 마, 생사는 운명에 달렸어. 이런 일은 모두가 알고 있는거야." 

 

주융은 실없이 웃으며 더 이상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사남은 그의 품에서 불안하게 몸을 떨며 천천히 눈을 떴다. 

 

"…………" 

 

주융은 몸을 숙여 가까이 다가가자, 그가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것만 들었다. ".......너 냄새나...."

 

주융은 잠시 멈칫하다가 웃으며 그의 얼굴을 토닥거렸다. "지하수 속은 다 물에 잠겼는데, 넌 아직도 냄새가 샤넬 5호처럼 맡아질 거라고 기대했어? 냄새 나는 게 정상이야." 

 

사남은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뜨는 것을 몇 차례 반복한 후에야,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물었다. "몇 시입니까?"

 

춘초는 맞은편에 기대어 비난의 눈초리로 그녀의 싸구려 아버지를 주시하다가, 그 말을 듣고 야광 시계의 판을 찍었다. "열한 시 반, 우리가 기지에 들어온 지 벌써 5시간 반이 지났어." 

 

"좋아, 휴식을 마치고 출발 준비를 하자!" 주융이 장영걸의 엉덩이를 걷어차자, 후자는 꿈쩍도 하지 않고 곤히 잠들었으며, 심지어 가볍게 코 고는 소리까지 냈다. 

 

주융은 어쩔 수 없이 춘초에게 장영걸을 메게 하고 자신은 춘초의 장비를 메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우리는 지금 기지 통신소 입구에 있으며, 긴급 위성 통신실을 여기에 있다. "주융은 지도에 붉은색 표시를 하며 말했다. "직선거리로 200미터정도 떨어져 있고, 두 개의 복도를 지나 합금 안전문을 하나 더 설치해야 해. 소사 동지가 폭발을 책임진다." 

 

"위성 통신을 보내고 2시간 안에 E 구역을 옮길 예정이고, 바이오 바이러스 연구소는 여기 있는데....... 고위험 구역이니 오래 싸우지 말고, 일단 난공이 불능이 확인되면 즉각 철수해라. 철수 경로는 우리가 계산했던 대로 중심지역인 전철역 입구로 모이고, 안호 팀이 전멸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새 장갑차를 탈 수 있을 것이다." 주융이 태블릿 PC를 흔들었다. "——무슨 문제있나?”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춘초는 장영걸을 어렵게 이끌었고, 후자는 두 발을 땅에 끌며 다닐 수밖에 없었다. 사남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눈을 비비며 눈가가 빨개지는 것이 분명 아직 정신이 또렷하지 않았다. 

 

"좋아, 다들 투지가 대단해!" 주융은 박수를 치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나를 따라서 승리의 여명을 향해 출발하자!" 

 

주융이 몸을 휙 돌리자 갑자기 사남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융이 형."

 

"?"

 

주융은 고개를 돌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포옹을 당했다. 

 

사남의 얼굴은 주융의 목덜미에 묻혀 말도, 동작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 자세를 유지한 지 10여 초가 지나서야 고개를 들었고, 주융의 바위처럼 단단하고, 날렵하고 뜨거운 등을 무거운 짐을 벗긴 듯 툭툭 두드렸다. 

 

"다행입니다, 당신이 죽지 않아서." 

 

사남은 반 걸음 뒤로 물러서서, 주융의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당신들 중 그 누구도 죽게 하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그는 허리를 굽혀 전술 배낭을 주워 주면서 주융의 꼼작도 하지 않는 몸을 돌아 가버렸다. 

 

오랫동안 굳어버린 공기는, 주융이 눈을 깜박거리자, 스위치에 전기가 통한 것처럼 마침내 살아났다. 

 

"........초" 그는 마치 온 사람이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아빠가 마지막 기회를 줄게......안호와 아빠, 넌 도대체 누구 편이야?" 

 

그러나 춘초는 그를 동정하듯 쳐다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는 앞으로 그가 자신이 우리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신은 반드시 비참해질거고, 안호보다 비참해질거라고........" 

 

=司南的脸几乎埋在周戎颈窝里,不说话也不动作。